중국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중국 시장에서 덕 본 한국 화장품 기업
중국은 더 이상 값싼 노동력으로 세계의 공장을 유치하지 않는다. 중국은 더 이상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지도 않는다. 제조업 기반의 세계 공장들은 이미 중국을 떠나기 시작했다. 중국은 최근 10년간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책적으로 인건비를 올려왔다.
중산층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중국은 이제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불리고 있다.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서적 및 기사들도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편에서는 중국 시장을 잡아야 세계 시장을 잡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많은 기업들이 중국 시장으로 진출하는 이유다.
중국이 세계 최대 시장으로 도약하면서 또 중국인들의 소비력이 크게 상승하면서 가장 많은 혜택을 본 업계 중 하나는 바로 한국의 뷰티 및 화장품 회사들이다. 최근 5년간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의 위치는 연일 상한가를 갱신했다. 제이준, 메디힐, JM, 봄비, 닥터자르트 등 한국 화장품 기업은 중국에서 막대한 이윤을 남기며 기업가치를 올렸고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했다.
2018년 10월 22일 코트라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한국 화장품 수출 총액은 49억 6000만 달러로 2013년 기준 4배 성장했다.
한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중국에서 한국산 화장품 인기는 어느 정도?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는 실로 엄청났다. 한국 화장품은 한류에 힘입어 한국을 대표하는 하나의 ‘이미지’로 거듭나기까지 했다. 사드 여파에도 명동 롯데백화점 면세점 앞에는 한국 화장품을 대리구매하여 중국 현지에 판매하는 보따리상들이 연일 줄을 잇는다.
실제로 한국인으로 중국에서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는 바로 “한국 마스크팩 중에 어떤 게 가장 좋냐?”라는 질문이다. 심지어 화장품에 대해 잘 모르는 한국인 남성에게도 똑같은 질문은 이어지고 있다.
작년 관광시장이 불황인 경우에도 한국에 방문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은 트렁크에 한국 화장품을 가득 싣고 돌아왔다. 이제는 더 이상 그런 풍경이 낯설지 않다.
거대 시장 중국의 변화, 한국 화장품 기업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나?
중국 진출, 대박 노리지 말고 천천히 준비하면 길이 보인다
하지만 굴곡은 반드시 있는 법. 중국 현지 화장품 회사들의 빠른 추격, 수입산 화장품에 대한 중국의 강력한 규제 등으로 한국 화장품 회사들이 갈 곳을 잃고 있다.
<중국 현지 인기 브랜드>
일부 중국 회사들은 거대 자본을 이용해 한국 화장품 회사를 통째로 구입해 기술적 차이를 좁혔고 디자인도 빠르게 따라잡았다. 최근에는 한국 제품과 질적 또는 외관상 차이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중국산 화장품들도 출시되고 있다.
또한 2019년 1월 1일부터 새롭게 시행되는 중국 전자상거래법이 중국 보따리상들을 규제하면서 한국 화장품 판매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자상거래법 변화에 따라 정식 통관 제품이 아니면 중국 판매가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많은 한국 화장품 회사들과 생산 공장들이 긴장하고 있다.
한국 화장품 중소기업 ‘야다’는 3년 동안 꾸준하게 중국 시장의 변화를 분석하며 중국 시장으로의 정식 진출을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이번 정책적 위기를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고 한국 화장품 회사의 중국 진출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한국 ‘야다’ 화장품의 중국 영업사업부 윤성문 수석을 만나 중국 진출 스토리와 2019년 한국 화장품이 중국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윤성문 수석과의 인터뷰 내용:
△ 중소기업 야다의 중국 진출 현황
“우선 야다 화장품이라는 회사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할까 합니다. 야다는 2011년 창업 이후 대표브랜드 ‘야다(YADAH)’아래 기능적으로 8가지 카테고리로 다양한 기초 화장품과 메이크업 제품을 선보여 왔습니다. 야다는 히브리어로 ‘지혜를 깨달음’이라는 뜻이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지혜롭게 피부를 관리하고 현명하게 제품을 선택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운영 철학으로 삼고 있습니다. 패키지 디자인, 컨셉 원료, 카피 등을 내세워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구매 충동을 끌어내기보다는 위해 성분 최소화로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제품 개발 단계부터 검증된 천연 유래 성분 사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양질의 제품이 생산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청소년, 대학생 등 젊은 층으로부터 사용 후 피부가 나아졌다는 피드백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실제로 야다의 안티-티(ANTI-T) 제품군은 이미 젊은 층에서 제품력을 인정받아 상당수의 탄탄한 재구매 고객을 확보하고 있고요”
“야다 화장품은 아이들에게 적합한 화장품을 찾다가 직접 화장품 개발을 시작하며 생성된 브랜드입니다. 단가 경쟁에서 밀리더라도 100% 천연성분만 사용해왔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저희 제품에 대한 믿음이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청소년기 저희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들이 성장하면서 저희 야다도 같이 성장하게 된 케이스죠”
“이러한 점이 중국 진출에 도움이 됐습니다. 세분화되지 않은 중국 화장품 시장의 특성을 이용해 10대와 20대에 적합한 화장품 시장을 개척할 수 있게 했고 야다만의 기술력을 가진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게 했죠. 결과적으로 중국 위생허가 취득 후 바로 현지 업체와 총판 계약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기술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죠”
<중국위생허가(CFDA)를 획득한 야다의 비마이쿠션 21호>
“위생허가라는 말이 생소하실 수도 있는데 중국으로 화장품을 정식 수출하려면 중국 정부에서 발급하는 위생허가를 취득해야 합니다. 취득까지 2년 걸리는데 야다는 2016년에 위생허가를 신청했고 2018년 4월 위생허가를 취득하면서 중국 시장에 정식 진출하게 됐습니다”
“2년이라는 시간은 급변하는 트렌드를 따라 움직이는 화장품 시장의 특성상 너무나도 긴 시간입니다. 그 사이 중국 화장품 회사들이 비슷한 제품을 생산하기도 하죠. 야다는 중국 지역 박람회에 꾸준하게 참가하면서 시장을 분석했고 기술력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란 것을 느꼈습니다”
<여드름 진정 및 치료 효과가 탁월한 안티티 토너와 에멀젼>
“6월에는 모구지에(蘑菇街)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왕훙(인터넷 스타)을 통해 3일 동안 2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중국 총판업체와 매주 연락하며 중국 시장을 분석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사회 지원 활동 등도 활발히 하면서 브랜드 이미지 확립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구지에 인터넷 스타 쑤단(蘇丹)의 야다 본사 방문>
△ 야다가 바라보는 2019년 중국 화장품 시장
“2018년 11월 일반화장품과 특수화장품 관리기관이 따로 구분되면서 위생허가증을 받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수출입 권한이 있는 중국 회사를 경내책임회사로 지정해야 하기 때문에 위생허가증을 신청하려는 많은 한국 중소기업들이 경내책임회사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내책임회사는 한번 지정되면 수정이 어렵기 때문에 처음 계약할 당시 업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진행해야 할 것이고요”
“그동안 중국 내 한국화장품 시장의 상당 부분을 불법 유통 제품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정책으로 불법유통제품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면서 불법유통제품의 수량이 상당 부분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부분을 저희 야다 제품이 차지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불법 유통된 제품들 중 상당수가 제품의 개발기간이 짧고, 현 트렌드만 반영하였기 때문에 한국 화장품에 대한 편견을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 국가기관의 정식 테스트를 통과한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중국 내 기타 제품들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경쟁을 할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저희 야다에는 큰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 야다 제품이 중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
“저는 야다 제품에 대해 강한 자신감이 있습니다. 그 자신감이 제가 야다에서 근무하는 이유기도 하고요. 야다 제품은 천연성분만을 사용하고 아직은 생소한 Vegan 인증까지 제품군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희 제품은 미세먼지를 깨끗이 씻어내 피부 트러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화장품 성분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데 야다 제품은 모두 그린등급으로 피부에 어떠한 유해도 끼치지 않습니다. 중국 소비자들도 더 이상 그저 한국 제품이기 때문에 제품을 구입하진 않습니다. 2018년 말을 기준으로 중국산 화장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고 소비자들도 점점 꼼꼼하게 제품을 비교하거나 성분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이 야다가 중국에 진출할 수 있었고 꾸준하게 판로를 개척할 수 있었던 이유로 판단됩니다”
“저희 야다는 중국에서의 홍보 및 판매 방법의 다양화를 모색하기 위해 한 가지 도전을 하고자 합니다. 바로 무인자판기와의 콜라보인데요. 소비력이 가장 강한 중국 20대 소비자들은 새로운 것, 예쁜 것에 항상 관심을 보입니다. 야다는 그 점을 공략했고 2019년은 무인자판기와의 콜라보를 통해 야다를 브랜딩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중국 진출을 준비 중인 한국 화장품 회사들에게 한 마디
“중소기업 입장으로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예전에 중국 화장품 기술은 한국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차이가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간격이 많이 좁혀졌습니다. 따라서 중국 시장 진출 자체를 목표로 보지 마시고 중국 시장에서 오랫동안 경쟁력을 가지는 것을 목표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소기업 화장품의 많은 브랜드들은 각 대표님들이 힘들게 키워온 자식과 같습니다. 그런데 중국 현지 파트너를 잘못 만나면 그 브랜드들이 하루아침에 저가, 심지어 땡처리 브랜드들로 만들어집니다. 가격이 한번 무너지면 다른 업체들 찾기도 힘들기 때문에 초반이 정말 중요합니다”
“한방, 대박이 아닌 천천히 중국시장에서 경쟁력을 다지는 것이 필수입니다. 또한 중국은 동서남북 각 지역의 기후가 다 다릅니다. 따라서 각 지방의 피부도 다릅니다. 자신의 제품이 어느 지역에서 더 효과가 있을지 분석하는 것도 초반 시장에서 살아남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해외바이어 및 고객들과의 소통하는 YADAH Weekly News>
[인민망 은진호 기자 zno@people.cn]
출처: 인민망 한국어판 | (Web editor: 吴三叶, 王秋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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